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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브레인 Vol.80] 중남미 엘살바도르에 꽃핀 교육 한류의 열쇠, 심신 단련 프린팅
등록자 신재윤 등록일 2020-12-04 조회수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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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포츠] 심신 단련, 뇌를 변화시키다

2018년 9월, 중남미 엘살바도르 정부는 한국의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을 자국에 초청해 정부 최고상인 ‘호세 시메온 까냐스’를 수여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내전과 빈곤, 폭력 등 살인율 1위 국가로 알려진 엘살바도르에서 교육 한류의 기적이 일어난 것은 MBC 다큐멘터리 등을 비롯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열풍이 아닌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엘살바도르에서 펼쳐진 교육 한류 기적 스토리의 바탕에는 지식 기반 교육이 아닌,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한 한민족의 ‘심신 心身 ’ 단련이 자리하고 있다.

2011년, 1개 학교에서 시작된 뇌교육 파일럿 프로젝트

중남미에 위치한 엘살바도르는 오랜 기간 내전에 시달리면서 실업과 빈곤, 사회 갈등, 마약과 살인, 폭력이 난무하고 치안이 불안하며, 교육 여건 또한 매우 좋지 않은 나라이다. 성인이 되면 대부분 갱단과 연관된 생활을 하게 돼 학생들에게서 꿈과 희망이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출석률이 현저히 낮고 학업 수준도 떨어지는 데다 교사조차 갱단에 속한 다수의 학생들을 가르치기가 어려운 교육 환경이다. 마약, 폭력, 살인을 저지르는 무법지대의 학교 상황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긴장과 두려움, 무기력 속에 빠져 지냈다.

이러한 자국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유엔 주재 엘살바도르 대사가 2011년 1월 UN본부에서 열린 뇌교육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뇌교육 사례와 성과 발표를 본 엘살바도르 대사는 UN를 통해 뇌교육 국제 원조를 요청했다. 

2011년 처음 뇌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 곳은 폭력의 빈도 지표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산살바도르 교외에 위치한 디스트리토 이탈리아(Distrito Italia) 학교. 이 학교는 두 갱단의 세력권이 맞물린 분쟁 지역으로 학생들에게 가정환경 뿐만 아니라 교육 환경도 상당히 취약한 곳이었다. 

심지어 갱단에서 활동하거나 학교에서 마약을 판매하는 학생도 있을 정도. 학교 전체가 무기력한 분위기이다 보니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무관심 했다. 하지만 3개월간 시행된 뇌교육 프로젝트는 학교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 (왼쪽) 한국 교육부 글로벌교육원조사업보고서(=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오른쪽) 엘살바도르 현지 매체 보도

▲ 학교에 붙은 뇌선언문이 눈에 띈다.

몸을 통해 뇌를 깨우다

뇌교육 수업은 매주 1회 선생님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뇌교육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에어컨이 없는 뜨거운 교실에서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뇌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뇌체조와 명상을 열심히 따라 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희망, 꿈과 같은 단어들을 얘기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말썽을 피우던 학생들이 경찰과 함께 교통안전 캠페인도 진행하고 마약을 끊은 학생도 생겨났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학교 평가에서 늘 꼴찌였는데 수학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는 기적적인 스토리가 엘살바도르 교육계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승헌 총장은 “처음에는 일단 아무런 사전 지시 없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해보라 했다. 그런데 그렇게 멍석을 깔아주면 더 못하더라. 음악을 크게 틀고 춤을 춰봐라, 배를 두드려봐라, 옆 사람 등을 두드려줘라 등, 이런 행동을 계속 시키니 학생들이 웃기 시작하고 내면에 쌓여 있던 감정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은 행동들을 통해 잘못된 정보나 고정관념을 벗어던지는 것이 뇌교육의 시작이다. 웃기 시작한 아이들은 출석률이 높아졌고, 성적이 향상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 모습을 보고 엘살바도르 교육부 장관이 교사들에게 교육법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이듬해부터 우리 교육부의 공적 원조를 받아 본격적인 교육 한류 수출을 시작해 8년을 이어온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의 신체적 차원의 변화는 ▲체중 감소/비만율 감소 ▲복부 둘레 감소 ▲콜레스테롤 감소 ▲중성지방 감소 ▲포도당 감소 ▲수술 예방 ▲만성 질병 및 통증 자의 정서적 차원 변화 ▲학교 분위기와 태도 개선 ▲인지되는 스트레스의 감소 ▲급성 스트레스의 감소 ▲젠더 관계 개선 ▲자존감 향상 ▲감정적 피로감 감소 ▲탈 개인화 장애 감소 ▲개인적 성취감 증대 등, 다양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교사와 학생들이 속한 학교 및 지역사회 차원의 변화는 ▲폭력 지수 감소 ▲부모와 학생 간의 갈등 해결 ▲높아진 성평등 등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 전체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 뇌교육 클래스의 핵심은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다. 신체를 깨우는 다양한 동작을 통해 뇌를 활성화시키고, 호흡과 명상을 통한 감정조절과 의식확장 등 신체, 정서, 인지적 변화를 이끄는 프로그램으로 구성.


엘살바도르 전국 공립학교 30% 1800여 개교로 확대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의 눈부신 성과 덕에 2012년 한국 교육부와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해외 교육 원조 사업을 추진했다. 산살바도르시의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은4개 학교를 선정해 한국發 뇌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 교육부의 글로벌 교육 지원 사업명은 ‘엘살바도르 학생들의 정서 조절 및 자존감 향상을 위한 공교육 지원-뇌교육 컨설팅 및 전문교원 양성’이었다. 공적 개발 원조 (ODA) 의 특성상 지속적인 효과를 위해 현지 교원 양성에 초점을 맞춰 시행했다.

4개 학교에서 뇌교육을 도입한 이후의 성과가 엘살바도르 교육부에 보고된 후, 2013년 엘살바도르 교육부, 엘살바도르 교사복지회 (ISBM) , 아이브레이파운데이션 3자 간에 MOU를 체결하게 됐다. 

한국發 뇌교육의 성과가 도입 2년 만에 엘살바도르의 전국 학교로 확대되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엘살바도르 교육부의 재정적 지원이 이뤄져 전국 적으로 확대한 결과, 2018년 말 현재 1800여 개교에 뇌교육이 보급됐다. 현재 엘살바도르에는 약 2,500명의 뇌교육 교사가 프로그램을 이수해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엘살바도르 전체 공립학교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엘살바도르 교육부에 따르면 뇌교육을 받은 교사와 학생들은 건강이 증진되고 자존감이 향상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들은 뇌교육을 통해 스트레스를 이완하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집중력 향상, 창의력 등 학업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 뇌교육 프로그램은 교사와 학생 등 참가자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한 학교와 지역사회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체험식 교육, 학교 문화를 바꾸다

▲ 엘살바도르 디스트리토 이탈리아 학교 학생들의 뇌교육 클래스 장면

엘살바도르 뇌교육 프로젝트 이후, 무법지대의 학교가 뇌교 육을 통해서 학생들의 사이가 좋아지고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개선됐다. 뇌교육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학교에 웃음이 넘쳐나고 상상도 못할 축제의 장이 열렸다.

글라디스 포르티요 시겐사(Gladys Portillo Siguenza) 엘살바도르 교육부 커리큘럼 개발 전문가는 뇌교육 프로젝트 진행 상황 모니터링을 위해 호아킨 로데스노 학교에 방문했다. 산살바도르 중심 지역에 위치한 범죄가 빈번한 위험 장소에 자리한 교육 센터의 변화는 상당히 놀라웠다. 

호아킨 로데스노 일부 학년의 경우 절반에 이르는 학생이 갱단과 연관돼 있고 일부 학생은 마약을 했다. 뇌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까지 선생들은 학생을 통제하기 어려웠고 학생들끼리 신체적, 언어적 학대와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 엘살바도르 교사대상 뇌교육 연수프로그램

뇌교육 도입 후 학생들의 행동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학생들이 친해지면서 소통하기 시작했고 평화로운 학교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도 개선 됐다. 가장 놀라운 변화 중 첫 번째는 학생들의 학업 성적 향상 이었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학생들의 자기 통제와 대인관계에서의 긍정적인 변화였다. 또한 마약 흡입과 폭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코카인에 중독된 17세 학생은 뇌교육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마약을 끊게 됐다.

뇌교육 컨설팅을 통해 전문 교원을 양성한 결과, 4개 공립학교 교사 79명의 교육 이수율은 93.7%, 교육 만족도는 4.9점 (5 점 만점) 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산살바도르 내 2개 초등 학교 재학생 85명과 3개 중학교 재학생 114명, 총 199명을 대상으로 시범 교육한 결과, 위 검사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정서 조절력과 자아 존중감 향상에 매우 큰 효과를 가져왔다.

글. 브레인 편집부 | 자료=IBREA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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