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교육이 아이의 지능이나 창의력을 떨어뜨릴 수도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 11일 '두뇌성격' 주제로 강연
#수연이는 평소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고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이다. 수연이는 혼자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귀가 얇은 엄마는 일주일에 7~8개의 학원으로 아이를 내몰았다.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는 그 많은 학원을 꾸역꾸역 다니며 점점 공부에 흥미를 잃어가며, 의존적이 성향으로 변해버렸다. 내버려 두면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을 잘할 수 있는 아이인데 엄마의 잘못된 교육방법이 아이의 잠재력을 떨어뜨린 것이다.
#민우 어머니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민우를 학원에 보내지도, 공부하라고 잔소리도 결코 하지 않았다. 옆에서 칭찬하고 부추기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아이였지만, 어린 시절 자신도 스스로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아이 역시 혼자 공부하도록 방치했다.
어떤 아이는 리더십 있고 주도적이며 경쟁심 강하고, 목표가 생기면 반드시 성취하고자 하는 두뇌성격이 있다. 부모가 이 두뇌성격의 강점을 잘 살려주면 리더십이 뛰어나고, 도덕성도 높아지며, 위기 대처 능력이 강해져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리더로 자랄 수 있다. 반대로 약점을 제대로 보완하지 못하면 반항적이거나 폭력적인 아이가 되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지배하려는 안하무인이 될 수도 있다.
▲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11일 '두뇌성격'에 대해 강연했다.
국내 소아신경학 권위자인 김영훈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는 "아이의 두뇌성격을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대치평생학습관 5층 대강당에서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뇌성격이 아이 인생을 결정한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아이가 어떤 에너지를 가졌는지 몰라 오히려 아이의 지능이나 창의력을 저하시키는 부모가 있다며 두뇌성격에 따른 양육방법을 제시했다.
지난 20년간의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뇌과학적으로 5개의 성격 모델을 확정 짓게 되었다. 사람 성격 모델 중 가장 포괄적이고 신뢰할 만한 유용한 분석 틀로 간주되는 이 성격요인 모델은 '빅 파이브'라고도 불린다. 사람의 성격은 외향성·신경성·성실성·친화성·개방성이라는 다섯 가지 특성으로 결정되며, 이 성격을 알면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수다스러움과 활동성을 반영하는 외향성, 독창성과 예술성을 반영하는 개방성, 협동과 신뢰를 반영하는 수용성, 주의 깊음과 빈틈없음을 반영하는 성실성, 걱정과 불안정을 반영하는 신경성이다.
▲ '아이의 두뇌성격을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는 김영훈 교수
김 교수는 5개의 성격 모델을 기반으로 아이의 두뇌성격을 이성좌뇌형, 감성좌뇌형, 이성우뇌형, 감성우뇌형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 두뇌성격의 강점과 약점을 설명했다. 또한, 아이와 부모가 상호작용하는 두뇌성격의 궁합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영훈 교수는 "아이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엄마의 스타일도 파악해야 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질 때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어 아이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며 강의를 마쳤다.
글 | 사진·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