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몰입, 주의집중력브레인 Vol. 42
Baby & Kids brain
아이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어떤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자꾸 끼어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을 때, 아니면 그저 놀거나 생각에 잠겨 있을 때에도 아이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는 자기 할 일만 하면 된다. “무슨 생각을 하니?”, “뭘 그리니”,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떠니?” 하고 간섭하면 아이의 생각 흐름이 끊어지고 만다. 아이가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는 조금만 참고, 그저 지켜봐주는 것이 좋다. 그 시간이 끝났을 때 아이에게 물어보고 얘기해도 결코 늦지 않다.
대체적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지금을 살아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한다. ‘놀이’, ‘논다’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공부’와 반대의 언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뇌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아이들이 노는 것은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동원하여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있는 활동이다. 그러니 노는 아이를 막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이처럼 ‘지금 여기’에 몰입하는 것도 영원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생겨나고, 그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그러다 보면 아이도 점점 ‘지금 여기’를 즐기는 능력을 조금씩 잃어버리게 된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멍하니 보고 있는 것은 예외다. 그때는 적극적으로 끼어들어 아이와 대화를 하거나 그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이런 활동은 전혀 창조적인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아이들의 주의 집중력 유형
7세 이전 아이의 주의 집중력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아이마다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주의 집중력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정보 유지력과 정보 파악력은 높지만 새롭거나 위험한 자극을 회피하는 유형이다. 이런 아이는 부모와 교사가 양육 및 교육하기 편한 유형이다. 잘 배우고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 아이다.
이런 아이의 주의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를 격려해주는 안정감 있는 교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모험을 격려하는 것이 좋다.
둘째, 정보 유지력은 높은 반면 정보 파악력은 낮고, 새롭거나 위험한 자극을 회피하는 유형이다. 이런 아이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정확하게 하며, 한 번 배운 것은 확실히 안다.
단점은 집착과 완고함이다. 반면 주변에서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이가 위축되지 않도록 편안하게 해주고,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접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셋째, 정보 파악력은 높은 반면 정보 유지력은 낮고 새롭거나 위험한 자극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매우 빠르게 학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는 게 별로 없는 듯 보인다. 이런 아이의 가장 큰 장점은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꺼리는 아이도 많다.
이런 아이에게는 불필요한 자극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해주는 것이 좋다. 손이 많이 가고 양육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모험심, 아이디어, 실행력이 모두 뛰어나므로 나중에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기억력이든 창의력이든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주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7세 이전에 내 아이의 주의 집중력 유형을 이해하고, 아이에게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전전두엽이 급성장하는 7~8세와 12~13세의 두 시기 동안 아이의 주의 집중력도 급성장할 것이다. 주의 집중력은 전전두엽의 발달 과정에 따라 극적인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기사 출처= 브레인미디어 www.brainmedia.co.kr
도움 받은 책·《아이의 뇌》 김붕년 저, 국민출판